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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마케팅 사례

커뮤니케이션의 힘 (feat. EBS 다큐프라임)

by 왓섭마이트 2020. 12. 30.

EBS 다큐프라임 커뮤니케이션의 힘

대화주의의 주창자로서 널리 잘 알려져 있는 미하일 바흐친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적이 있다.

그에 의하면 ‘나‘와 '타자'는 고립된 존재가 아닌 개방된 존재다. 즉 서로 다른 존재일지언정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서로 끊임없이 교류하고 대화하며 남들과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우리네의 숙명이다. 그에 의하면 관계가 파기된 사회 즉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과연 대한민국 사회는 커뮤니케이션의 원리가 잘 작동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예전보단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커뮤니케이션이 부재한 곳이 많다. 수많은 가정에서 부모가 자식 앞에 군림한다. 학교에선 선생님의 말이 법이다. 군대에선 상급자의 말이 진리다. 사회에선 상사의 말을 어기는 순간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이들 모두 각 개인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원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든 집단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을 노출한다. 가령, 어린아이에게 끔찍한 폭행을 가한 보육교사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소통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모두가 노력하면 가능하다. 한 정치인으로부터 소통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장삼이사들에게서도 소통의 바람이 불 수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선 지난 몇 년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 위해선 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수천 명이 대기하는 탓에 결국 아이들을 맡기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하지만 시장이 바뀌고 나서 어린이집 대란은 말끔히 해결됐다. 시장이 직접 시민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인드 자체만으로도 딱딱한 사내 문화를 바꾸고 시민들과의 친밀성을 높였던 것이다.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나선 적도 있다. 캐나다의 어느 두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 청년은 분홍 티셔츠 입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캐나다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정부 차원에서 시작된 캠페인도 아닌데 전 세계가 동참한 것이다.

현 상황에서 소통이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서로간의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나라엔 아랫사람을 하대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의견을 건의하면 대드는 걸로 여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너무나도 많다. 그간 정치인과 정부 기관들이 제대로 본인들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탓도 크다. 이러한 소위 ‘윗사람’들의 직무유기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불신을 낳았다. 정치인들을 믿는 사람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놈이 그놈일 거야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서로가 서로를 못 믿기 때문에 소통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이러한 악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모두가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이미 그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젊은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sns를 하는 기업가들 역시 꽤나 존재한다. 젊은 세대들 중에서도 기득권을 그저 멸시의 눈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언젠간 함께 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꽤나 존재한다.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노인들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의 말들 역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서로에게 낯설뿐 모두가 정답이다. 알베르 카뮈가 쓴 이방인에서 작중 인물 뫼르소는 사형당하기 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이런 것을 했고 저런 것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장례식, 살 라마노의 개, 모두 어떻단 말인가? 우린 언젠가 죽을 운명이다.” 이 말을 바꿔서 말하자면 절대적인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은 혼자 살아가지 않는다. 남들과 관계 맺으면서 살아간다. 이견은 틀림없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본 명제들을 숙지한다면 남들을 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은 결국 남 뿐만 아니라 내게도 이롭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님을 명심하고 꼭 남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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