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대신 에스프레소가 흐르고 광고를 좋아하는 디지비션입니다.
2019 카페쇼.
1년에 수많은 카페쇼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국내 최대 그리고 아시아 최대의 카페쇼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 최대의 카페쇼답게 정말 수많은 머신이 많았습니다.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최정상 로스터리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로스터리들을 방문하려면 전국을 돌아야 하지만 카페쇼에서는 번거로움 없이 커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는 대략 60잔 이상의 커피를 먹은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장이 좋지 않습니다.
정말 많은 커피샵들은 이 날 만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게이샤 품종과 COE(cup of excellence) 커피의 향연이었습니다. 커피를 맛있게 먹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생두입니다. 이런 점에서 게이샤나 COE 커피들이 많이 나온 카페쇼의 커피는 다 맛있습니다.
여러 뛰어난 로스터리들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2곳이 있었습니다.
2019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을 배출한 부산의 모모스 커피,
호주 멜버른의 듁스 커피.
이 두 곳은 맛 이외에도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1. 모모스 커피
제가 갔던 일요일. 모모스는 전주연 바리스타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에서 사용했던 콩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인 레전드리 랏의 시드라커피를 시음용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20그람에 3만 원인 원두를 시음용으로 사용한 것부터가 파격적이었습니다. (먹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맛이었습니다. 요거트를 먹는 듯한 매끈한 바디에 딸기를 통째로 간 딸기즙을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전주연 바리스타는 이번 2019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입니다. 그로 인해 카페쇼에서도 많은 스케줄이 있었습니다. 많은 스케줄 속에서도 그녀는 한 명 한 명에게 이야기를 건네며 싸인, 그리고 사진에 일일이 응대해 주었습니다. 많은 스케줄에 지칠 법도 한데 그녀의 표정은 항상 밝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포근한 분위기 속 모모스 커피는 코엑스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2. 듁스 커피
사실, 이번 카페쇼에서 가장 먼저 기억에 남는 곳은 듁스입니다.
멀리서 봤을 때 어마어마한 줄에 ‘줄을 슬까? 어차피 맛을 잘 아는 곳인데 지나치고 다른 곳의 커피를 맛볼까?’ 하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몰리는 곳은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줄을 섰습니다.
막상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실용적인 동선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듁스에서는 시음코너를 다른 곳과는 다르게 설계했습니다. 다른 곳은 보통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가 아닌 바깥에서 받아가는 시스템이었지만, 듁스에서는 총 4번의 시음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음의 종착지는 콩을 고를 수 있는 매대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컵으로 총 4번의 시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코너에 저그린서가 설치되어 종이컵을 헹구고 다음 시음을 즐길 수 있게 설계가 되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통해 환경오염에 피해가 끼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사실, 커피는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업종입니다. 카페뿐만 아니라, 커피를 기를 환경에서도 많은 물을 필요로 합니다.) 일회용품의 사용이 많은 카페쇼에서 시음 때마다 컵을 소비하는 것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듁스의 이러한 기획을 통해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었습니다.
2019 카페쇼를 통해 3가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1. 스몰토크의 위력
2. HOSPITALITY
3. 카페쇼의 미래
1. 듁스의 스몰토크를 통해 어색함의 장벽을 깨부수는 노력.
특히 이번 카페쇼에서는 @dukes_coffee_korea 의 부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겉보기에는 길어 보이는 대기줄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줄의 절반 정도는 이미 시음을 하는 중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친절한 설명과 스몰토크, 그리고 코너마다 설치된 저그린서를 통해 컵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 그리고 마지막 머신 베리에이션을 받기 전 음료를 추천해주는 친절함과 마지막 원두를 고를 수 있는 공간으로의 이동은 자연스럽고 전혀 힘들지 않은 동선이었습니다. 보통 다른 부스 같은 경우에는 원두 구경과 시음을 하기 위해 부스 앞을 쭉 차지하는 경우가 마치 도떼기시장 같았으나 듁스 같은 경우는 콘셉트를 잘 잡고 효율적인 동선을 짜기 위해 고민을 한 흔적이 보였던 곳이어서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한, 커피를 마시거나 기다리는 중간 중간 스몰토크를 활용해 어색함을 잊게 해 주고 온전히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보통 커피를 이야기하기 위한 매개체로 많이 사용하는데, 듁스는 이것을 잘 활용하였다 생각합니다. 호주 카페의 프렌들리 한 모습까지 그대로 수입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만큼 듁스에서의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2. HOSPITALITY ( 환대 )
이번 카페쇼에서 생각나는 곳은 두 군데입니다. 모모스와 듁스. 두 곳의 공통점은 바로 HOSPITALITY. 즉 환대를 잘 활용했습니다. Hospitality, 우리가 흔히 음식집에 가서 '서비스가 좋네, 안 좋네'를 먼저 생각합니다. 맛이 아무리 좋아도 서비스가 좋지 않았다면 맛을 먼저 말하지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하스피탈리티를 전문으로 하는 대학들도 수두룩합니다. 매니저 이상의 직책을 갖기 위해서는 HOSPITALITY 학위를 필수적으로 가져야 합니다. 그만큼 환대는 중요합니다.
이번 카페쇼에서도 2019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의 하스피탈리티 정신은 뛰어났습니다. 처음 본 사람(전주연)인데 익숙하게 느끼는 것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한 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이 뿜어내는 친근한 이미지가 나로 하여금 대상을 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리스타란 바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말합니다. 바 안에서 손님과 의사소통을 하며 상호작용합니다. 듁스의 스몰토크로 마음을 여는 힘. 그리고 전주연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우리의 카페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생두의 퀄리티를 높이고 대중들이 스페셜티를 친근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 매장 수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인간과 인간의 관점에서 친근함을 쌓아야 하지 않나'생각을 합니다.
3. 카페쇼의 미래
카페쇼의 미래는 친환경적임과 부스마다 컨셉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카페쇼라는 큰 주제는 있지만 자신의 카페에 맞는 콘셉트를 잡고 표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듁스의 경우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부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부스들도 저마다의 준비를 했지만 콘셉트를 확실히 잡고 동선까지 고려한다면 카페쇼의 재미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갔던 다른 카페쇼들은 보통 원두 쇼핑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모모스와 듁스를 통해 본 카페쇼의 경우, 그들의 세밀함이 엿보였습니다.
앞으로의 카페쇼도 이러한 본인들의 컨셉을 활용한다면, '시음을 하러 간다'가 아닌 '즐기러 간다'의 심정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명확한 콘셉트를 잡고 좀 더 풍성한 카페쇼가 내년에 일어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카페쇼 이제는 즐기러 갑시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뒷모습의 아름다움을 담는 디지비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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