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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카페

수원 신동 비추천 카페 아퀴 aqui

by 왓섭마이트 2020. 7. 9.

안녕하세요. 피 대신 에스프레소가 흐르고 광고를 좋아하는 디지비션입니다:)

 

무엇인가에 끌리는 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이 좋지 않은 것이라 할지라도.

수원에는 카페거리가 2군대 있다. 화성행궁, 그리고 신동 카페거리이다.

신동의 카페거리에서도 메인자리에 눈이 확 띄는 카페가 하나있다. 바로 아퀴 aqui이다. 신동의 메인 거리에 분수대 앞에 있어 경치도 좋고 자리도 널직널직하여 시간을 보내기 좋다. 아마 신동을 찾는 많은 사람들도 제일 우선적으로 이 카페를 찾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카페를 여러번 들렸다. 처음은 한국에 온지 얼마되지 않아 수원의 카페맛집을 찾아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때 이 신동을 들렸는데. 어디가 맛집인지 하나도 알수가 없었다. 블로그를 뒤져봐도 맛집맛집이러고 실제로는 맛집인 곳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나만의 맛집 찾기 노하우를 갖게 되었다.

바로 장비를 보는 것이다. 보통 장비를 보면 견적이 나온다. 저울은 쓰고 있는지. 에스프레소 머신은 무엇을 쓰고 있는지. 또 혹시 ek그라인더가 있는지이다. 하지만 밖에서 보고 가장 간단히 알 수 있는 방법은 ek그라인더가 있는지 보는 것이다. ek그라인더는 가격부터가 비싸다(3백만 원). 그렇기에 일반 카페에서는 이 기계를 들여 놓지 않는다. 충분히 대체품이 많은 녀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그라인더는 현재 브루윙(핸드드립)에서 맛을 내기에 가장 좋은 녀석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러한 기계가 가게에 있다는 것은 커피를 그만큼 신경 쓴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대부분. 대부분의 항상 다른 면을 가지고 온다.

나도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이 카페에 들어섰다. 카페는 특이하게 앵무새가 우리를 맞이한다. 입구에 귀여운 앵무새를 키우고 있다. 들어서면 느낄 수 있는 힙한 분위기와 상냥한 환대. 정말 이게 바로 카페구나. 원두도 요즘 대세인 듁스의 원두를 쓰고 있었다.

여담이지만, 내가 있었던 멜번에는 듁스본점이 있었다. 그 곳은 항상 줄이 길었고 쉴 새 없이 커피를 만들던 곳이다. 그리고 멜번에는 이곳 저곳의 카페에서 쉽게 듁스의 원두를 쓰는 곳이 많아 내 혀는 그 맛을 지겹도록 알고 있다. 듁스의 원두는 스모키하지만 밸런스가 있고 단맛이 살금살금 올라온다. 주로 하우스블렌드( 듁스 에스프레소, 마켓 블렌드 )는 화이트커피로 주로 쓰이고 블랙커피로는 싱글오리진을 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무슨 이유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우스블렌드를 블랙커피로 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나는 친숙한 커피에 그 맛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라떼를 시켰다. 라떼는 정갈하게 나왔다. 보는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이 커피는 그 속담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교훈이 되었다. 커피는 언더 익스트랙션. 시었다. 뭐 그럴 수 있다. 그때는 살짝 바쁜 때였으니까. 그래서 나는 라떼를 포기하고 에스프레소를 시켰다. 코스타리카. 내가 2번째로 좋아하는 나라의 원두이다. 간장맛이 났다. 오버익스트랙션. 보통 코스타리카의 원두가 과추출 되면 간장맛이 난다. 첫 번째의 이카페의 기억은 좋지 않았지만, 처음 도전했고 그렇기에 판단할 수 없다라고 생각을 가진체 떠났다.

 

두 번째 방문. 여름. 더운 여름 나는 아이스가 먹고 싶어 아이스 라떼를 시켰다. 정말 맛있었다. 딱 이 맛이었다. 멜번에서 느끼던 그 맛. 그날의 바리스타를 잊지 못한다. 남자 바리스타였는데... 좋은 기억을 남겼던 두 번째 방문.

 

그리고 드디어 이 가게의 실체를 알게 된 세 번째 방문. 날이 좀 쌀쌀해져 나는 플렛화이트를 주문하였다. 미지근하게 라는 옵션과 함께. 보통 미지근하게라는 말의 의미는 스팀을 치되 온도는 50도 초반에 맞춰서 마셨을 때 우유의 풍미와 단맛, 그리고 편안하게 들이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내가 받은 컵. 뭔가 심상치가 않다. 토사물 같은 느낌이 나는 이것은 무엇일까? 그래 아트는 필요 없다. 맛만 있으면 되니까. 컵에 손을 대는 순간 왜 이 컵이 차갑지란 생각과 동시에 나는 입을 갔다 댔고 동시에 아까 그 촉감은 틀린 게 아니구나라는 현실을 깨달았다. 플렛화이트. 그러니까 우유 음료에서 왜 물맛이 나는 건가? 그것도 따뜻한 음료에서 차가운 물맛이 나다니. 나는 의심 스러워 다시 한모금을 마셨지만 여전히 같았다.

 

나는 직원에게 ‘혹시 여기 레시피가 차가운 물을 넣는 것이 맞나’고 물었다. 직원은 웃음을 머금은채 ‘미지근하게 주문하시어서 얼음 3개를 넣었다’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따. 정말 이해 할 수 없는 뉴레시피의 탄생에 내 오만에 부끄러워 졌지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니기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하였다. 그래서 직원은 ‘다시 만들어 드릴까요’란 말을 하였고 나는‘네.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새로운 컵을 받았다. 음. 그래 이게 플렛화이트지. 적당한 온도. 커피를 한 모금 마셧다.

 

내가 느꼈던 노트는 다음과 같다.

첫맛은 브라질의 텁텁함이었다.

중간 맛은 콜롬비아의 밀크티함이 올라왔지만 전체적으론 과테말라가 지배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텁텁하고 스모키했다.

마지막은 썼다.

텁텁함의 뉘앙스는 한국에서 좋아하는 너티함의 정도에서는 이해할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과테말라가 지배하는 맛이라니. 이건 바쁜 시간에 먹던 듁스의 맛인걸? 하지만 그 시간엔 4테이블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 컵으로 한국에서의 카페를 알았다.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내실은 깊지 않은 곳. 있어보이고자 외국의 원두를 받아쓰는 마케팅. 커피 맛에 아직 우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버는 행위가 너무 화가 난다.

듁스는 일정수준이상의 카페에 원두를 납품한다고 한다. 라마르조꼬 이상의 에스프레소 머신. 이것은 일정 수준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보일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피의 맛은 기계가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지 않을까? 듁스의 납품은 결국 기계를 보고 하는 마케팅이지 않을까? 아마 듁스 본사에서는 이것을 걱정하여 한국 진출을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바리스타보다 많은 알바리스타가 지배하는 이 한국의 카페에서 진정한 스페셜티 카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남들과 다르면 배척하는 문화에서 꿋꿋이 그 기반을 다져나가는 다른 스페셜티 카페의 바리스타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수원에서 맛있는 커피를 찾아서…….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뒷모습의 아름다움을 담는 디지비션 =)

 

사진 계정 : @digibition (Instagram)
커피 계정 : @supfo.od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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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seob Lim

커피를 좋아합니다. 특히 다양한 걸 조금씩 먹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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